단기 알바는 계속된다.
왜 이렇게 취업하는 게 망설여졌는지, 그때도 알 수 없었는데 지금도 모르겠다. 멘탈적으로 힘들었던 시기였나 보다.
수원에 있는 삼성 계열사인지 협력사라고 해야 하나 삼*에서 가전제품 배송 일정 조율 유선 안내 알바에 지원했다.
이 역시 시급이 최저시급 보다 조금 괜찮았고, 집도 멀지 않아 바로 지원했다. 역시나 면접 일정이 잡혔다.
회사 입구 경비실에서 신분증 체크 및 방문 목적, 담당자 번호까지 기재하라고 해서, 조금 번거로웠지만, 보완을 철저히 하는구나 하고 고분히 따랐다.
면접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면접장소를 안내받아 들어갔더니, 이미 많은 면접 대기자들이 있었고,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다들 연식은 알 수 없었다.
사실 관심 없지만, 내가 제일 나이가 많지 않기를 바랄 뿐...ㅎㅎ
다행히 면접에 잘 통과했고, 첫 출근 날짜를 안내받았다.
첫 출근날 역시, 경비실에서 신분증 체크 및 방문 목적 기재하고 입장했다. 괜히 삼성삼성 하는 게 아니다.
도로 전체가 다 삼성회사, 삼성전기, 삼성계열사 들이다. 그래서 보완을 더 철저히 하는 듯하다.
오티를 받는데 출퇴근앱 설치 및 업무 매뉴얼, 근로계약서 작성 등 안내받고 바로 업무에 투입됐다.
나 포함 알바 총 3명이었고, 게 중에 한 분은 다른 곳에서 계약직 근무하다 잠시 쉬고 계신 분, 한 분은 해외 선교 활동을 하다가 한국에 들어와서 취업을 준비하는 분이었다.
가전제품 배송 일정 안내 전화는 제품 설치를 함께 하기 때문에 기사님 방문 전, 고객과의 일정이 맞아야 해서 꼭 날짜와 시간 조절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그런데 이게 마음처럼 되나.
고객이 집에 항상 있는 것도 아니고, 기사님이 24시간 일을 하실 수 있는 것도 아니고ㅜ
고객과 설치기사님 중간 역할을 하는 업무다 보니
본의 아니게 cs 업무까지 하게 되었는데
우리가 대리점에서 제품을 판매한 것이 아닌 이상, 설명에도 한계가 있었다.
한 번은 알바 중 한 명이 고객과 대치하며 싸우다 직원분이 나서서 수습하고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
결국, 직원분들이 나에게 살짝 며칠 더 나와줄 수 있냐며 시급도 더 쳐주겠다고 오퍼 했다.
난 콜 했고 그렇게 그 알바분하고는 작별하고 난 조금 더 연장해서 일했다.
하지만 결국엔 나와 다른 알바분도 근로계약서 업무 마감 날짜보다 앞당겨 재작성하고 일찍 업무를 종료했다.
배송기사님들이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시간이 딜레이 되어, 불만이 커져서 고객들 컴플레인이 자꾸 많아진다는 의견이었다.
한마디로 짤린건가?
배송날짜를 조율하는 게 의미 없어져서 알바가 필요 없다는 이유였다.
'뭐 이런 경우가 다 있어' 싶은 마음이 들 법도 했지만
'오예 이렇게 빨리 끝나서 다행이다!' 싶은 마음이 컸던 알바다.
회사직원분들은 친절했지만 업무만 보면
다시 생각해도 또 하고 싶지 않은 알바다.